"배추가 코로나 결합 ACE2 효소 억제 "
절인 양배추 주식인 독일도 사망 적어
2003년 韓 사스 피해 적자, 김치 인기
연구진은 특히 한국, 그리고 유럽에선 독일의 사망자 수가 적은 이유에 주목했다. 두 나라는 식생활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발효한 배추나 양배추를 주식으로 먹는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김치, 독일은 사워크라우트(sauerkraut‧양배추를 싱겁게 절여 발효시킨 독일식 김치)를 먹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적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발효한 배추는 ACE2(앤지오텐신전환 효소2)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ACE2는 사람 세포막에 있는 효소로, 코로나바이러스는 바로 이 ACE2와 결합해 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김치가 일종의 'ACE2 천연 억제제’란 의미다. 따라서 연구진은 “배추가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논문은 국제학술지 '임상·변환알레르기(Clinical and Translational Allergy)'에 실렸다.
연구진은 ‘식생활’이 코로나19 피해 정도에 영향을 끼치는 근거로 스위스를 예로 들기도 했다. 같은 스위스인데도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이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보다 사망자가 훨씬 더 많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선 독일식 김치인 사워크라우트를 먹어 상대적으로 사망자 수가 적었다는 의미다.
장 부스케 교수는 “이전까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국가별 식생활 차이의 상관관계는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식단을 바꾸는 건 코로나와의 싸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스케 교수 역시 이번 연구를 계기로 양배추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는 호흡기‧알레르기 분야의 석학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세계 만성 호흡기질환 퇴치 연맹(GARD)' 회장을 지냈다.
연구진은 또 그리스‧불가리아가 이탈리아·스페인 같은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덜 입은 것은 요거트와 같은 발효 음료수를 즐겨 먹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발효 음료수 역시 발효한 배추처럼 ACE2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부스케 교수는 “발효 배추와 요거트가 일종의 천연 바이러스 차단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