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혜은의 님과 남 (84)
뱃살 빼기의 일환으로 공복 달리기도 시작해, 일찍 일어난 남편은 제가 일어나기도 전에 주스를 갈아보겠다며 분주합니다. 그 소리에 비몽사몽 일어나 보니 남편은 사과를 4분의 1로 잘라 큰 크기 그대로 믹서기에 넣어버리는 겁니다. 이미 잘라둔 것의 크기도 확인했을 터이고, 잘 갈리지 않을 것이 뻔한데 덩어리째 사과를 넣어버린 것이 답답했던 내 입에서 “아니 믹서기도 안 써봤어”라는 말이 쑥 나와버렸죠. 말이 나오는 순간 아차하지만 이미 말은 나온 후입니다.
![남편이 믹서기에 사과를 덩어리째 넣어버린 것이 답답했던 내 입에서 ’아니 믹서기도 안 써봤어“라는 말이 쑥 나와버렸습니다. 말이 나오는 순간 아차하지만 이미 말은 나온 후입니다. [사진 pxhere]](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25/19146adb-1693-466f-8574-ea983dc379ec.jpg)
남편이 믹서기에 사과를 덩어리째 넣어버린 것이 답답했던 내 입에서 ’아니 믹서기도 안 써봤어“라는 말이 쑥 나와버렸습니다. 말이 나오는 순간 아차하지만 이미 말은 나온 후입니다. [사진 pxhere]
남편의 흥겨웠던 아침 분위기는 순간 바뀝니다. 잠시 정적 후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느냐고 입을 연 남편은 갈리지 않으면 알아서 다시 꺼내 자를 수도 있을 것인데, 왜 늘 자신의 기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먼저 '버럭'부터 하는지 묻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왜 그런지 요즘 저는 짜증이 늘었고 남편은 '버럭'하는 나에게 농담 반 진담 반 '오바마'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죠. 늘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터져 나오는 말과 행동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