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료 넣지 않은 프리미엄 장수 막거리 곹
조선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일주일에 한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조선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매주 목요일 오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홍수같이 쏟아지는 심각한 뉴스들을 잠시 잊고 힐링하시라고, ‘술의 세계, 세계의 술’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뉴스레터 필진에는 [박순욱의 술기행] 코너를 맡고 있는 조선비즈 박순욱 선임기자와 ‘재야의 술 고수’들이 전문가 기고 코너를 돌아가며 맡습니다. 전통주는 이대형 경기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맥주는 윤한샘 한국맥주문화협회 회장, 와인은 김상미 칼럼리스트(와인21닷컴 객원기자)가 글을 올립니다. 그외에도 각분야 전문가들이 생생한 주류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번주 뉴스레터 소개]
오늘 술 이야기의 주인공은 장수막걸리를 생산, 판매하는 서울탁주 장재준 회장입니다. 장수막걸리는 연간 2억병이 팔려 ‘국민막걸리'라는 애칭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회사 대표인 회장은 언론노출을 거의 안해, 그동안 공식인터뷰를 안하는 걸로 언론계에서는 악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처음 만난 장 회장은 서글서글하고 겸손한 인상에 어떤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장수막걸리는 국산쌀보다 수입쌀 비중이 높다, 회사 경영이 다소 폐쇄적이다, 인공감미료 넣지 않은 프리미엄 막걸리는 왜 안 만드나? 등등의 다소 날선 질문에도 성의껏 답했습니다.
서울탁주의 출발은 1909년 무교양조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1960년대에, 51개이던 서울지역 양조장이 7개로 통합됐고, 1996년부터 ‘장수 생막걸리'라는 공동브랜드 제품을 내놓으면서 막걸리업계 선두자리를 고수합니다. 막걸리 브랜드 이름도 ‘장수’이지만, 회사도 오랫동안 일등을 놓지 않으니 회사도 ‘장수’한다고 볼 수 있죠.
서울탁주는 매출 외형과 달리 검소합니다. 본사는 서울 망원동 3층 건물입니다. 10년전의 충북 진천공장은 최신식 공장으로 지었지만, 본사 사옥은 더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모처럼 전하게 된 서울탁주 스토리, 지금 시작합니다.
전문가 기고는 윤한샘 한국맥주문화협회장이 독일 옥토버페스트에 관해 글을 올렸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옥토버 맥주축제가 열리지 않습니다만, 윤 회장의 글만으로도 생맥주 한잔이 생각날 정도로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도 10여년전에 뮌헨을 방문했을 때 유학 중인 대학 후배들과 맥주를 마셨던 추억이 있습니다.

장수막걸리 생산하는 서울탁주 장재준 회장, "당일 생산, 당일출고로 가장 신선한 막걸리 공급"
공기가 숨쉬는 부직포 캡 사용, 10일간만 유통하는 장수생막걸리라 ‘십장생'
인공감미료 넣지 않은 고급 막걸리 개발 끝나...코로나 여건 개선되면 시장에 내놓을터
수입쌀 제품이 여전히 90% 차지…"국산쌀로 만든 제품 비중 매년 꾸준히 늘고 있어"
51명의 주주 조합원이 회장 선출…1963년에 서울 시내 51개 양조장이 7개로 통폐합
일년에 무려 2억병이 팔려 ‘국민 막걸리’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장수막걸리는 ‘신선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중소 규모의 웬만한 동네 수퍼 매장에는 당일 생산한 제품들이 오후부터 이미 진열돼 애주가들을 기다린다. 막걸리 판매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저녁 무렵에는 대형마트, 동네 수퍼, 식당 등 전국의 장수막걸리 판매업소에는 당일 생산된 신선한 제품이 공급돼 있다.
장수막걸리 유통기한은 단 10일. ‘10일 지난 장수막걸리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 판매현장에선 ‘10일 전이 아니라 5일 전’에 생산된 장수막걸리도 보기 어렵다. 생산되는 즉시 유통되고, 유통되자마자 판매가 거의 끝나는 ‘선순환 구조'를 장수막걸리는 갖고 있다.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서울 7곳과 2010년에 지은 충북 진천공장 등 장수막걸리를 생산하는 8개 양조장은 새벽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생산이란, 발효된 막걸리를 750ml 투명 페트병에 주입하고 박스에 담는 공정을 말한다. 병에 담기 전 막걸리는 14일간의 발효를 거친다.



가을이 되면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그 많은 축제 중 맥주 축제는 특별하다.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멋진 조명이 있는 텐트 아래서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는 경험은 다른 축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전 세계 맥주 축제 중 단연 으뜸은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다. 매년 9월 말에서 10월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이 맥주 축제는 6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700만 리터 이상의 맥주를 마시는 세계 최대 축제 중 하나다. 옥토버페스트하면 맥주, 맥주 하면 옥토버페스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사실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축제가 아니었다. 올해로 210주년인 이 축제는 왕가의 결혼식에서 유래되었다.
1810년 10월 12일,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황태자와 테레제 공주의 결혼식이 뮌헨에서 열렸다. 루트비히 1세는 스포츠를 매우 좋아해서 결혼을 기념하는 자리에 경마 대회를 열었고 이 장소가 바로 현재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다. 현지인들은 이를 줄여 비센(Wisen)이라고도 한다.
루트비히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언 1세 왕은 아들의 결혼식을 기념하며 뮌헨의 네 지역에서 공짜 맥주와 음식을 나눠주었다고 한다. 이후 옥토버페스트는 경마를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를 여는 축제로 발전했고 1819년에는 매년 열리는 축제로 바뀌었다. 상인들은 점차 축제에서 맥주를 팔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맥주는 축제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행사는 여전히 귀족들을 위한 자리였고 맥주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19세기는 바이에른 공국이 힘을 축적하고 왕국으로 발돋움하는 시기였다. 1805년 왕국이 된 바이에른은 나폴레옹 전쟁과 신성로마제국의 몰락 속에서 남부 독일을 대표하는 큰 세력으로 성장해 간다. 옥토버페스트가 열렸던 시기는 나폴레옹 전쟁과 신성로마제국 몰락을 지나 1848년 혁명, 보불전쟁과 통일 독일 제국까지 독일 역사에서 스펙타클한 역사적 분기점과 마주한다.
지금은 옥토버페스트를 단순한 맥주 축제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 축제는 바이에른의 민족 정체성과 단결을 위해 이용되곤 했다. 독일 혁명이 실패로 끝난 1850년,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테레지엔비제에는 바이에른을 상징하는 바바리안 여신상이 세워지고 비텔스바흐 가문을 상징하는 퍼레이드도 매년 진행하게 된다.
새로운 남독일 중심 국가를 꿈꾸는 바이에른에게 옥토버페스트는 민족주의와 국가 정체성을 심어주기 좋은 장치였다. 테레지엔비제에 서 있는 거대한 바바리인 여신상 그리고 주위에 나부끼는 바이에른 국기를 보고 있는 백성들의 웅장한 마음을 상상해보라.
1850년 독일 혁명이 2년 만에 실패로 끝나자 바이에른은 남독일 지역의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독자적인 국가의 꿈을 꾼다. 북독일의 강자 프로이센은 독일 제국에 함께 할 것을 제안 했지만 바이에른은 이를 거절하고 독자적인 길을 모색한다. 그러나 결국 1870년 보불전쟁에서 비스마르크를 도와 다음 해인 1871년 독일 통일 제국의 한 축이 된다.
그러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옥토버페스트 맥주가 등장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우리는 독일을 오래 전부터 맥주 선진국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독일 맥주가 본격적으로 부상한 시기는 19세기 후반이다. 당시 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맥주는 영국 맥주였고 가장 선진적인 양조기술과 품질을 자랑했다.
바이에른 슈파텐(Spaten)의 가브리엘 제들마이어 2세를 비롯한 몇몇 맥주 혁신가들의 노력으로 19세기 후반 라거가 점차 시장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독일이 맥주 양조의 선봉에 선다. 특히 독일 통일을 위해 맥주는 민족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식문화로 자리잡게 된다. 1516년 바이에른에서 제정된 맥주 순수령이 독일의 상징이 된 것도 이 시기부터다. 바이에른은 이 맥주 순수령을 제국법으로 격상 시키기를 원했고 비스마르크 또한 이 제안을 굳이 거부할 필요가 없었다. 독일 민족 정체성을 심기 위한 다양한 신화가 만들어지는 시기에 맥주 순수령은 훌륭한 기제였다. 물론 맥주는 오래 전부터 게르만족들의 음료였지만 '독일 맥주'라는 개념이 자리잡은 건, 19세기부터라 할 수 있다.
19세기 후반에야 옥토버페스트 맥주 스타일이 굳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9세기는 독일 맥주, 특히 바이에른 맥주들이 크게 성장한 시기다. 가브리엘 제들마이어 2세의 슈파텐, 그의 형제인 요제프 제들마이어의 프란치스카너를 비롯해 벨틴스, 라데베르거 등 독일을 대표하는 라거 맥주 브랜드들이 이 때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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