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 즉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매 진행을 상당히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치매는 증상이 생긴 다음에 진단을 붙일 수 있기에 치매 진단 시점은 이미 늦어서 조기 발견이라고 볼 수 없다. 치매는 증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전임상 경도 인지 장애에서 시작한다. 그다음 경도 인지 장애를 거쳐 치매로 간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전임상 또는 경도 인지 장애 상태서 찾아내면 좋다. 이 상태는 증상 있는 치매가 발생하기 10~15년 전이기 때문이다.

치매 병리인 베타 아밀로이드(붉은빛으로 표시)가 정상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치매가 진행되어 말기 상태가 될수록 대뇌에 퍼져서 진하게 보인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치매 병리인 베타 아밀로이드(붉은빛으로 표시)가 정상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치매가 진행되어 말기 상태가 될수록 대뇌에 퍼져서 진하게 보인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치매 병리는 대뇌에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변형 단백질이 침착하는 것이다. 이는 머리를 쓰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대사물질이지만, 정상적으로 제거돼야 한다. 제거가 안 되고 뇌에 쌓이고 뭉치면 뇌세포가 손상된다. 그러다가 뇌에 넓은 범위로 늘어나면 치매 진행이 가속화 된다.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 단계가 진행될수록 아밀로이드 침착은 늘어난다.

따라서 뇌 사진을 찍어서 아밀로이드 침착 정도를 파악한다면 조기 치매 발견은 물론 치매 진행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런 배경 속에서 나온 것이 아밀로이드 PET-CT(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이다.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가 쌓여 가는 정도를 영상 이미지로 볼 수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검사는 조영제를 맞고 두 시간 정도 기다린 후 CT 찍는 것처럼 촬영한다. 촬영 시간은 10~20분 걸린다. 검사비는 아직 건강보험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로, 약 100만원 정도 한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임현국(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상 행동 증세를 보여 조현병으로 의심되어 치료받던 30대 환자를 이 검사를 통해 이른 나이의 치매 환자였음 밝혀낸 사례도 있다”며 “치매도 암 병기를 나누듯 진행 상태를 분류하는데 이 검사가 객관적인 지표로 쓰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